불가사리의 새끼를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없다.
불가사리의 새끼가 어떻게 생겼는지, 불가사리는 어떻게 번식을 하는지 아예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어느 날 평소처럼 니모와 도리 밥을 주기 전 어항을 보는데 정면에 하얀 얼룩이 보였다.
어항을 운영하다 보면 아직도 무엇인지 모르겠는 하얀색 석회? 같은 것이 어항 유리와 섬프에 많이 끼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이번에도 그런 거겠지 하고 환수할 때 치워야겠다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먹이를 주고 몇 시간 후 다시 와보니 얼룩이 사라져 있었다.
며칠 뒤 비슷한 장소에서 같은 얼룩이 보이길래 다시 자세히 살펴봤는데 모양이 뭔가 특이해서 자세히 보니 불가사리였다!

지금은 불가사리가 한 마리지만 불가사리를 데려올 때 2마리를 데려왔었다.
한 마리는 적응을 못 하고 점점 작아지다가 죽어 현재 어항에 있는 불가사리만 몇 달째 살고 있다.
무의식적으로 한 쌍은 있어야 늘어날거라고 생각했는지 새끼는 아예 생각을 못 했는데 작은 새끼를 보니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다.
아쉬운 점은 너무 작아서 눈에 잘 안 띄어 얘가 잘 보일 때만 볼 수 있다는 점인데 그 점 때문에 눈에 보이면 반갑기도 하다.
어느 날 또 새끼 불가사리가 보여 반가워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놀라운 것을 하나 또 발견했다.
사실 새끼 불가사리가 한 마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어항 온도 조절기 온도 센서에 무언가 있길래 자세히 살펴보니 또 다른 새끼 불가사리였다.

정면에 하나, 센서 쪽에 하나 붙어 있는데 아내와 너무 신기해서 계속 쳐다봤는데 실제로 보면 미세하게 움직이는 게 생각보다 귀엽다 ㅋㅋ
가끔 저렇게 벽 타다가 혼자 떨어지고 벽에 달라붙은 모습으로 소소한 재미를 주는 친구였는데 상상도 못한 빅 재미를 주다니 더 아껴줘야겠다.
45큐브라는 조그만 어항을 운영하는데도 가끔 이런 예상치 못한 이벤트들이 생긴다.
돌 사이에서 꽃게가 나오기도 했고 거대한 지렁이가 나오기도 하고 말미잘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이번에는 힐링할 수 있는 돌발 이벤트라 참 다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