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일상

일상과 가벼운 기록

  • 오랜만의 서울 나들이

    오랜만의 서울 나들이

    서울에는 추억이 참 많다.

    장거리 연애 시절 군산에서 한 번, 서울에서 한 번 번갈아 가며 지금 아내와 데이트를 했다.

    그렇게 연애를 9년정도 하다보니 안 가본 장소인가? 싶다가도 찾아보면 몇 년전에 찍은 사진이 나오기도 한다.

    독립하고 결혼해 경기도로 이사한 뒤로는 서울에 갈 일이 많이 줄었다.

    집에서 둘이 보내는 시간이 너무 좋고 평일에 출퇴근을 서울로 하다보니 주말만큼은 서울에 안가고 싶었다.

    그런데 요즘 다시 연애할 때 갔던 장소, 활동들을 다시 해보고 싶어졌다.

    혜화에서 연극 보던걸 참 좋아했는데 연극도 보고 덕수궁도 가보기로 했다.

    혜화역에 도착하니 아직도 정확히 무슨 건물인지는 모르는 빨간 벽돌로 된 건물, 포장마차에서 파는 길거리 음식, 길에서 연극 광고를 하는 사람들 등등 반가운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사내 연애 보고서 공연장에서 들고 있는 연극 표

    “사내 연애 보고서” 라는 연극을 봤는데 시작 전 아이스 브레이킹으로 선물을 주는 오프닝 시간 멀티 배우가 몇 명을 지목해 선물을 받아야하는 이유를 물어봤다.

    다른 사람들은 부산에서 왔다, 시애틀에서 왔다, 장애인인데 연극보러 휠체어 타고 왔다 등의 답변을 했고 그러다 갑자기 아내한테도 질문이 들어왔다.

    당황한 아내는 “같이 산 지 2년 됐어요” 라고 아무말을 해버렸다.

    나중에 물어보니 진짜 아무 생각도 못 하고 나온 말 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뭐라고 할 말이 없어 “제발 나만 걸리지 마라” 하고 생각하고 있어서 나도 별만 다르지 않았을 것 같긴하다.

    연극 보면서 질문 받아본 적은 없었는데 당황해서 아무 말이나 했다고 한다. 나도 뭔가 갑자기 질문 들어오면 아무말 이나 할 것 같다.

    연극은 배우들의 목을 아끼지 않는 열연으로 재밌게 감상했고 다음 목적지인 덕수궁으로 출발하기 위해 버스를 탔다.

    사내 연애 보고서 무대에서 인사하는 네 배우
    목을 아끼지 않던 배우들

    종로쪽에서 주말에 이동한게 너무 오래되서 감이 떨어졌을까? 버스가 너무 막혀서 뭐지? 싶었는데 집회가 있었다.

    아아아악!!!

    버스에서 내려서 길을 걷는데 길 옆에 갑자기 큰 한옥이 보였다. 이런 계획하지 않게 튀어나오는 걸 우린 좋아해서 바로 들어가봤다.

    알고보니 흥선대원군이 살던 운현궁 이라고 하는 곳 이었다.

    생각해보면 한국사는 중학교때 공부하고 고등학교도 이과에 대학도 공대를 나와서 한번도 제대로 공부해본적이 없다. 그런데 갑자기 흥선대원군 집을 보니 신기했다.

    아내는 운현궁 이라는 이름을 듣고 흥선대원군의 집이라는걸 알았다 그것도 신기했다.

    궁이나 이런 사대문안의 한옥을 볼때마다 조선 시대 높은 건물이 없던 시절 이런 한옥 안에서 창문을 통해서 밖을 바라보면 참 그것도 분위기 있겠다 싶다.

    열린 문 너머로 보이는 운현궁 한옥과 다과상
    차를 마시는 코스도 예약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가도 조선 시대 역사에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보면 궁 생활도 쉽지 않았겠다 싶기도 하고 잘 모르니 난 그냥 분위기만 즐겨야겠다.

    운현궁에서 전통 머리 모양의 얼굴 가리개를 들고 있는 아내
    조선 시대 궁에 사는 여자들 목 안 꺾였을까?
    운현궁의 낮은 한옥 출입문 앞에 서 있는 나
    머리가 닿아서 다행이다.

    또 작은 그림 전시도 운현궁에서 하고있었는데 직장인들이 민화 그리기를 배워서 하는 전시였다.

    운현궁 민화 전시에 걸린 산과 해를 배경으로 한 인물 그림

    직접 민화를 배워서 그린다. 의지도 대단하고 그 의지만큼이나 실력들도 대단했다.

    운현궁에서 사진도 찍고 놀고 하다가 다시 덕수궁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10분정도 걸었을까 고급 갤러리, 전통 물품 상점, 생활 한복을 전시한 골목이 나왔다.

    골목에 있는 전통 공예품 가게 입구

    인사동인가? 싶어서 아내와 이야기하면서 길는데 역시 골목을 빠져 나가자 인사동 메인 거리가 나왔다.

    차(Tea)를 좋아하는 아내와 함께 인사동 차 페어를 방문했던게 마지막 방문이었는데 아내는 가게를 여기저기 보며 신나했고 특히 이번에는 일월 오봉도, 나전칠기에 푹 빠졌다.

    꽃과 새무늬로 장식된 자개 상자들
    촌스러운거 같으면서도 이쁜거 같다

    어릴때 할머니집을 가면 검은색에 자개로 화려하게 장식된 옷장, 함 들이 되게 많았고 그 당시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요즘 자개로 장식된 것들을 보면 아름답게 느껴진다.

    몇몇 상점들을 구경하고 오랜만에 쌈지길을 둘러봤는데 특히 한지 공예와 조명을 곁들인 가게가 인상적이라 들어가 구경했다.

    어릴때 초등학교나 유치원때 체험으로 한지공예를 해본 것 정도가 한지에 대해서는 내 인생에서 전부인데 조명을 보니 은은한 매력이 있었다.

    쌈지길 가게에 전시된 한지 공예 조명들
    하나 가져오고 싶다
    조명이 켜진 쌈지길의 여러 층과 안뜰
    2층 가운데 조명 가게. 아 사진으로는 분위기가 잘 안 담기네

    스탠드, 벽걸이, 탁상용 등 다양한 사이즈의 조명이 있었는데 침실에 조선시대의 은은한 촛불 느낌의 조명을 하나 가져오고 싶었다.

    신기했던게 여기저기 원데이 클래스를 열어 자개 공예, 한지 공예 등 원가를 만드는 과정을 진행하는 곳이 많았는데 자개 공예로 나만의 물건을 만드는건 나중에 한번 해보고 싶다.

    가게 선반에 놓인 작은 도자기 병들
    귀여움. 백자

    아내는 고민하다가 자개 반지를 하나 구매했고 웃기게도 자개 반지 옆에 전복 껍데기를 6천원에 팔고 있었다.

    명절에 먹고 남은 전복 껍데기가 몇 개인데 나도 부업으로 전복 껍데기를 팔아야할까?

    저녁을 먹고 다시 덕수궁으로 향했다.

    가다보니 갑자기 청계천이 나온다 청계천 까지 즐겨버릴 줄 생각 못 했는데 양파 같은 날이다. 컨텐츠를 계속 준다.

    밤의 청계천과 물가를 걷는 사람들
    청계천 다리 위에서 풍경을 촬영하는 아내

    청계천도 오랜만에 오니 물가 주변에 편한 빈백 스러운 의자를 설치해놨다. 저기 앉아서 물 멍 하다보면 왜가리 같은 새가 나타나서 물고기도 잡아먹고 하는걸 지켜보면서 시간 많이 보냈는데 추억이 새록새록이다.

    가는 길에 맥도날드 소프트 콘을 하나 먹었다. 군것질을 거의 안 하는 나는 마지막으로 소프트 콘을 먹었던게 기억도 안 난다.

    500원이라는 가격은 기억하는데 요즘 소프트 콘은 1,500 원이더라 너무 당연하긴 한데 놀래 버렸다.

    밤거리에서 손에 들고 있는 소프트 콘
    충격의 소프트 콘

    예전에 부모님이 짜장면 100원, 라면 50원 등등 이야기 해주면 어떻게 그러지? 싶었다.

    나도 자식들한테 그런 이야기 할 때가 되면 컵 떡복이 하나에 300원, 큰건 500원, 스티로폼에 주는건 1,000원 이라고 하면 이해를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그때는 진짜 소프트 콘 하나에 3,000원 정도 할까?

    놀랍게도 혜화 연극 보고 바로 덕수궁 가는 일정이었는데 혜화 – 덕수궁 가는 길에 예상치 못 한 컨텐츠가 너무 많아 이미 상당히 알찬 하루였다.

    덕수궁에 거의 다 왔을때쯤 서울 시청 광장에 설치된 수 많은 빈백과 잔잔하게 깔리는 음악, 여유롭게 누워 자는 사람, 책 읽는 사람, 폰 보는 사람 등등 사람들이 보였다.

    이건 또 뭐지 싶었지만 서울 야외 도서관이라고 한다.

    밥 먹고 피곤하기도 했고 날씨도 선선하니 밖에 있기만해도 기분좋아지는 우리나라에서 얼마 안되는 소중한 계절이라 편히 누워서 음악을 들으며 나는 좀 쪽잠 자고 아내는 책을 읽었다.

    주말에 카페 가서 책을 좀 읽으려고 해도 막상 카페에 가면 소란스럽고 해서 책은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읽은 적이 많다.

    그런데 큰 야외 공간에 적절히 깔리는 음악, 적절한 일상 소리, 분위기 등등이 잘 어우러져 여기는 책 들고 다시 한번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덕수궁 입장 마감 시간인 8시에 맞춰가기 위해 10분전에 출발했는데 덕수궁 입장줄이 상당히 길었다.

    더 길어지기 전에 호다닥 달려가 줄을 섰고 정말 운 좋게 7시 59분에 딱 안전하게 덕수궁에 들어갔다!

    조명이 켜진 덕수궁 건물과 밤의 관람객들
    세이프다

    9시에 관람 마감이라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특이하게 창호지 아래 부분이 올라가 있는 건물들이 있어 건물 내부를 볼 수 있었다.

    열린 문 너머로 내부가 보이는 덕수궁 건물

    사진도 찍고 아내와 이런저런 감상을 남기면서 걷다보니 다른 궁들에서 볼 수 없는 돌로된 석조전 건물이 보였다.

    덕수궁에 올때마다 다음에는 밤의 석조전 예약해서 와봐야지 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번도 성공해본 적이 없다 저긴 언제 가볼 수 있을까?

    9시 까지 꽉 채워서 선선한 가을 날씨를 즐기며 덕수궁을 즐겼고 나와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서울역 출발이라 다행히 지하철에 사람이 없어서 편하게 갔다 마무리 까지 완벽!

    혜화, 덕수궁 딱 2개만 정하고 왔는데 예상치 못한 엄청난 컨텐츠들, 시위로 인해 버스가 밀려서 당시에는 빡쳤지만 또 그게 아니라면 가지 못 했을 운현궁, 인사동 거리, 오랜만의 맥도날드 소프트 콘, 서울 야외 도서관 등…

    이런 인생의 선물 같은 순간들 너무 소중하다.

  • 갑자기 가을

    갑자기 가을

    가로등과 나무 사이로 보이는 주황빛 달

    분명 지난주까지는 아침엔 쌀쌀하고 낮에는 더웠는데

    길거리에 은행도 떨어지고 (지금 냄새를 못 맡아서 다행일까?) 조금씩 낙엽도 드는 것 같고 낮에도 제법 쌀쌀한 완연한 가을이 되었다.

    항상 지난 시간을 보면서 느끼지만 봄, 여름이 벌써 지나갔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그래도 올해만큼 각 계절을 제대로 즐긴 적도 내 인생에 없었던 것 같다.

    당장 기억나는 것만 간단히 적어보면

    연초 겨울엔 사람 구경도 하기 힘들 정도로 한적했던 하동, 남원 차 여행.

    운 좋게 아내랑 나 둘만 했던 하동 차 체험도 좋았고, 아내는 찻집에서 들은 풍경 소리를 아직도 또 듣고 싶어 한다.

    관아수제차 창가에 매달린 금속 풍경
    관아수제차의 풍경. 저 소리는 또 들어보고싶다 정말

    봄엔 2박 3일로 여유롭게 돌았는데도 구석구석까지는 못 볼 정도로 크고 꽃이 많았던 순천만 국가 정원

    순천만 국가정원의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과 잔디밭의 벤치
    해가 참 좋았다

    화성에 3년 살 동안 한 번도 안 가봤던 역시 사람 많았던 행궁동

    아내 가족들과 함께한 밥이 맛있었던 전주 군산 여행

    싱싱한 바질 화분과 아프리카 식물이 신기했던 서울숲 박람회

    서울숲 박람회 정원에 핀 흰 꽃과 풀, 산책로

    혼신의 힘으로 유지하고 있는 블로그 시작 (일상, 개발 관련 이야기도 쓰고 싶은데 어항 관련만 쓰기도 시간이 빠듯하다 ㅜㅜ)

    여름엔 스노클링이 기억에 남는 말레이시아

    눈 돌아가게 만드는 산호들이 있는 수족관

    뽑기 하루 전날까지 몰랐던 사랑니 4개 발치

    45 큐브 어항에 찾아온 위기 등등…

    하도 많은 일이 있어서 벌써 다 옛날 이야기 같다

    가을도 화이팅이다!

  • 코타키나발루 가야, 사피 섬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 스노클링 후기 – 점심식사, 나머지 포인트들과 마무리

    코타키나발루 가야, 사피 섬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 스노클링 후기 – 점심식사, 나머지 포인트들과 마무리

    위 글과 이어진다.

    물속에서 오리발을 차는 스노클러
    파닥파닥

    첫 번째 포인트에서 이름 모를 다양한 물고기들, 거북이, 가오리, 말미잘과 니모를 운 좋게 다 봐서 힘든줄 몰랐는데 배에 올라와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말미잘 사이의 흰동가리

    나, 동생, 어머니는 원래 물을 좋아해서 걱정이 없었는데 아버지는 물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서 예약할때 너무 빡쎈 일정을 잡은게 아닐까? 하고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버지도 재밌게 즐기시고 신나하시는 걸 보니 마음이 풀렸다.

    바로 두번째 포인트로 이동

    배 위에서 두 번째 포인트를 바라보는 모습

    두번째 포인트는 물 밖에서 봤을때 첫번째 포인트보다 수심이 깊어 보이고 더 깊고 파도가 조금 더 심한 느낌이었다.

    여기서 가끔 운이 좋으면 상어를 볼 수 있다는 가이드의 말에 오늘 거북이, 가오리도 봤으니까 상어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설레면서 두번째 포인트 입수!

    두 번째 포인트에서 스노클링하는 모습
    두 번째 포인트의 어두운 산호 군락

    확실히 첫번째 포인트는 수심 4m 두번째 포인트는 수심 7m라고 했는데 그 말이 체감될 정도로 깊었고 깊이 때문인지 산호들이 조금 더 어두웠다.

    첫번째 포인트의 밝고 화사한 느낌과 또 다른 느낌이었는데 물고기들도 더 크고 어두운 뭔가 더 강해보이는 느낌의 물고기들이 많았다.

    유유히 스노클링을 즐기고 있는데 가족과 가이드가 어딘가를 가리키며 지켜보고 있어 눈을 돌려보니 산호 사이로 바닥에 매우 거대한 물고기가 움직이고 있었다.

    바닥과 스노클링하는 수면의 꽤 떨어져있었는데도 매우 큰 물고기라 처음에는 저게 상어인가? 싶었는데 가이드가 물 밖에서 그루퍼라는 물고기라고 알려줬다.

    영상이나 사진 찍힌게 없어서 구글 검색해보니 비주얼이
    상당하다.

    검색 결과에 나온 거대한 그루퍼 사진들

    상어 잡아먹는 물고기??? 저 녀석 눈에 안띈게 다행일까?

    그루퍼를 보고 또 유유히 스노클링을 하다가 배가 우리를 태우러 왔다.

    첫번째 스팟보다 매우 이른 타이밍에 배가 와서 두번째 스팟은 빨리 끝나는구나 아쉬워하며 올라가려던 참에 가이드가 자기를 따라오라고 손짓을 해 그냥 일단 가이드를 따라갔고 첫번째 스팟과 비슷하게 40-50 분 정도 스노클링을 즐겼다.

    배 위에 올라가보니 아내가 타고 있길래 물어보니 배도 오래 타고 파도가 센 곳에서 이리저리 흔들려 멀미가 왔다고 한다.

    한국에서 배 멀미에 좋은 멀미약 까지 찾아서 준비했건만 정작 필요할때 못 썼다 이런

    노랑 멀미약 상자

    약국에서 배 탄다고 하니 자신있게 추천하던 멀미약은 언젠가 체험할 일이 있겠지?

    그렇게 두번째 스팟까지 스노클링을 마친 후 아내도 멀미가 진정되고 배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다른 팀을 기다리다보니 갑자기 매우 배가 고파졌다.

    빨리 나오느라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 했고 투어 출발할때부터 우여곡절이 많아서 긴장했던게 확 풀리니 그랬나보다.

    다행히 남은 일정은 섬에 한번 내려서 점심 식사와 간단한 휴식 후에 마지막 스노클링을 진행하는 일정이었다.

    서양인들로 구성된 다이빙 팀까지 배에 탑승하고 섬으로 출발해 멍 때리며 있다보니 사피 섬 옆 파당 포인트라는 곳에 도착했다.

    섬에 내리면 데크를 통해서 섬에 들어가는데 도시에서도 그렇고 말레이시아는 어딜가나 국기가 참 많다.

    파당 포인트 위치가 표시된 지도

    섬에 도착하면 작은 해변과 식당이 바로 보인다 식당에서
    가이드가 추천해준 볶음밥 2종을 주문했다.

    아래 사진의 노란 볶음밥의 맛은 그냥 평범한 볶음밥 엄청 맛있지도 맛 없지도 않고 스노클링을 하고 난 후에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 까만색 소스가 있는 볶음밥은 맛있어서 다시 한번 먹어보고 싶다.

    접시에 담긴 노란 볶음밥
    무난한 볶음밥.

    적절히 휴식한 후 마지막 세번째 포인트로 이동하는 배를 타고 가는중에 바다에서 무언가가 배로 오고 있었다.

    바다 위 검은 형체를 가리키는 손

    멀리서 봐도 보이는 검은 형체는 다가오고 있고 가이드가 가끔 악어가 나온다고 하고 검은 무언가는 다가오는데 내심 아까 눈으로 못 본 거북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바다 위를 헤엄치는 도마뱀
    배 가까이 헤엄치는 도마뱀

    가까이서 확인하니 도마뱀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데 도마뱀이 수영하는건 살면서 처음 봤다.

    저만한 크기의 도마뱀도 야생에서는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수영까지 잘 하다니 지금 생각해보면 거북이 보다 더 기억에는 남을 것 같다.

    도마뱀 덕분에 더 재밌게 도착한 세번째 포인트는 다행히 두번째 포인트보다는 파도도 잔잔하고 수심도 상대적으로 얕았고 마지막 포인트라는 생각에 더 의욕이 불탔다. 다 눈에 담아주마!

    첫번째 포인트 같이 조금 더 화려한 색상의 산호들이 많이 보였는데 사진이나 영상이 없어 아쉬울 정도로 거대한 노란색 산호 하나가 기억난다.

    노란 산호와 물고기가 있는 참고용 수중 사진

    최대한 비슷한 사진을 찾아봤는데 사진처럼 산 모양의 노란색 산호와 그 주위를 돌아다니는 다양한 색상의 물고기들이 정말 아름다웠다.

    자세히 살펴보니 또 그안에서 영역이 있는지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들을 잡도리 하는 모습이 어항 초반에 니모만 키울때 큰 니모가 작은 니모를 하도 괴롭혀서 결국 격리까지한 기억이 떠올랐다.

    스쿠버 다이빙을 할 수 있었으면 이 모습도 조금 더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었을텐데 물 위에서만 보고있으니 뭔가 아쉬움이 느껴지긴했다.

    아쉬움을 뒤로한채 또 다른 산호, 물고기들을 지켜보다가 조그만 물고기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을 발견했다.

    산호 주변에 모인 작은 물고기 떼

    보통 물고기들이 사람이 조금만 가까이 다가가도 산호 사이나 더 멀리 떨어지기 바쁜데 이 물고기들은 거의 바로 옆까지 가도 크게 피하지 않았다.

    이 물고기들과 같이 수영하며 정면을 바라봤는데 같은 방향으로 물고기들과 함께 움직이니 다큐멘터리에서 고래같은 큰 물고기 주변으로 작은 물고기들이 움직이는 장면의 고래가 된 것 같은 느낌.

    작은 물고기 떼 사이를 헤엄치는 스노클러
    실제로는 훠얼씬 많다

    그렇게 고래체험을 하며 물고기들이 가는 대로 또 정처없이 떠돌다보니 해안가 방향으로 가게 되었는데 바닥을 보니 뭔가가 잔뜩 쌓여있었는데

    바닥에 쌓인 죽은 가지산호
    사진 출처: https://outlookreport.gbrmpa.gov.au/threats-responses-and-risks/6-factors-influencing-regions-values/63-climate-change/632-vulnerability-ecosystem-climate-change

    바로 브랜치 락들!!! 귀한 락들이 바닥에 무수히 쌓여있는게 예전에는 여기까지 산호 군락이었구나 하는 생각에 묘하기도 했다.

    산호를 키워보면서 온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많이 깨달았는데 자연 상태의 산호들이 이렇게 많이 죽었다니 슬프기도 하고.

    이제 너무 혼자 있던 것 같아서 가족에게 복귀했다

    물속에서 튜브를 잡고 있는 가족
    튜브에 매달려 쉬는 가족

    아직 수영에 익숙하지 않아서 항상 저 튜브를 꼭 잡고 있던 아내와 아버지, 수영에 익숙한 어머니, 동생, 나 모두 마지막 10분 정도는 모두 튜브에 매달려 둥둥 떠있었다. 나는 그냥 아내랑 같이 있으려고 한건데 왜 다들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ㅎㅎ

    스노클링이 마무리가 되고 다시 출발했던 DBKK JETTY 선착장으로 도착해 가이드가 찍어준 사진과 영상 까지 받고 스노클링 일정은 마무리!

    가이드가 DJI 카메라로 찍어줘서 사진을 받으려면 DJI 앱을 받아야 했는데 앱 크기가 1GB 정도 돼서 바다에서 안 터짐 + 인터넷 느림 이슈로 앱 다운로드 받는데만 20분 정도 걸렸고 또 사진 전송하는데 10분정도 걸리니 혹시나 비슷한 투어를 간다면 한번 출발전에 이 부분도 체크하면 빠른 일정 마무리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선착장에 아쉽게 탈의실은 없어서 화장실에서 미리 가져온 여벌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힐튼 호텔로 그랩으로 이동.

    사람들이 선착장 입구에 많이 서있길래 그랩 잡기 힘든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평소처럼 똑같이 그랩으로 쉽게 호텔 도착!

    그리고….

    호텔 와서 먹은 라면은 여행 중 먹은 음식중에 손꼽을 정도로 맛 있었다 ㅋㅋ

    호텔에서 먹은 컵라면과 간식
  • 코타키나발루 가야, 사피 섬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 스노클링 후기 – 출발과 첫번째 포인트

    코타키나발루 가야, 사피 섬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 스노클링 후기 – 출발과 첫번째 포인트

    45큐브 어항에 니모 1마리, 도리 1마리가 있다.

    어항에서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귀여운 모습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도리는 모르겠고 니모는 자연산이다.

    문득 니모는 자연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니모를 찾아서 영화처럼 다시 바다로 가고 싶은 생각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이런 막연한 생각이 항상 있던 상황에서 8월 광복절 연휴때 가족끼리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가게 되었다.

    코타키나발루 하면 결혼할때 신혼여행지 후보 중에 하나였고 바다 베이스의 휴양지 및 액티비티를 할 수 있던게 기억나 이번 기회에 니모와 도리를 한번 봐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해외로 가족 여행은 정말 오랜만이었는데 느낀게 많아서 따로 여행에 대해서 글로 써보고 싶다.

    일단 스노클링 장소는 가야섬, 툰구 압둘 라만 해양 공원 쪽으로 총 스팟 3개에서 진행되었다.

    클룩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 스노클링 투어 안내 페이지

    https://www.klook.com/ko/activity/21513-snorkeling-tunku-national-park-sabah/?spm=SearchResult.SearchResult_LIST&clickId=427d8abc33

    클룩에서 위 투어가 가장 후기도 괜찮고 가격도 적절해서 신청했고 만족했다. 다만 미팅에 관해 꼭!!!! 알아둬야 할 부분이 있으니 아래 이야기를 참조하면 좋을 것 같다.

    DBKK Jetty 라는 곳에서 아침 9시 출발하는 일정이었고
    힐튼 호텔에서 그랩으로 한 10분, 선착장 까지 가는데 도보로 3분정도 걸렸다.

    DBKK Jetty 선착장과 정박한 투어 보트

    특히 해외에서는 무슨일이 있을지 몰라 30분 정도 일찍 도착해 혹시나 가이드가 먼저 와있을까? 하고 찾아봤지만 가이드는 없었다.

    DBKK Jetty 선착장이 다양한 업체들이 진행하는 투어의 출발지라 서양인, 중국인, 업체 가이드 등 도착하면 상당히 혼잡하다.

    투어 20분 전에 한번 체크했을때도 없었고 투어 10분 전에 체크했을때도 아직 가이드가 없었다.

    국내/해외 여행을 아주 많이 다니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통 가이드가 항상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10분 전 까지 없다니요…

    선착장에서 가이드를 기다리는 가족
    제발 나타나주세요….

    이때부터 좀 쫄리기 시작했는데 나와 아내만 온 것도 아니고 부모님, 동생까지 있던 상황이라 더 심리적으로 급했다.

    이메일 및 예약 페이지로 전달 받은 핫라인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아 아내와 나 둘이 찢어졌다.

    눈에 보이는 다른 업체 가이드를 붙잡고 혹시 현지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야 받을까 하는 생각에 이메일에 적힌 “보르네오 드림” 팀 에게 전화 해달라 해도 전화는 받지 않았다.

    다른 가이드 들에게 물어볼때마다 여기 자주 오는 팀이라고 기다려보라고 자기를 믿으라고 말 해주는데 9시가 넘은 상황에서 망했다 라는 생각말고는 들지 않았다.

    아내도 급하니까 아무 말이나 일단 다 꺼내봤다고 하는데 상황은 똑같았다 (여기도 똑같이 Trust Me!)

    그렇게 있다가 9시 5분 정도 되었을때 못 보던 가이드가 있길래 바로 말 걸었는데 다행히 우리 팀 가이드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볼 법도 했는데 그냥 그 순간에는 너무 반가워서 그런 생각도 못 했다.

    추측하기로는 배에 스쿠버 다이빙 하는 팀이 있었는데 다른 포인트에서 그 팀을 먼저 태우고 오는 과정에서 뭔가 지연이 있었지 않나 싶다.

    우여곡절 끝에 배에 타고 간단한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구명조끼, 스노클링 마스크 사용법을 듣고 첫번째 포인트로 이동했다.

    구명조끼를 입고 배에 앉아 있는 가족

    미팅에서 만난 가이드가 우리 가족을 전담하게 되었고 DJI 액션캠으로 수중 촬영 비용 150 링깃 (한화로 대략 5만원) 을 제안해 수락했다.

    첫 번째 포인트는 아래 위치에서 진행되었다.

    가야섬 인근 첫 번째 스노클링 포인트 지도

    배에서 내려 스노클링을 시작하니 산호 군락과 물고기 떼들이 보였다.

    어항에 있는 프랙 산호만 보다가 가끔 수족관이나 아쿠아리움에서 잘 관리되는 산호들을 보면 정신없이 보고있는데 그것보다도 훨씬 큰 규모로 끝도없이 펼쳐진 산호 군락을 보니 정말 신기했다.

    첫 번째 포인트의 산호 군락
    산호 위로 헤엄치는 물고기 떼
    산호 주변을 헤엄치는 물고기 떼

    카메라의 한계인지 실제로 볼때보다 색이 표현이 안되는게 아쉬울뿐

    그러다 가이드와 가족들이 무언가를 손으로 가리키길래 드디어 니모가 나왔나? 해서 보니 내가 봤을땐 아무것도 없었지만 거북이가 나왔다고 한다.

    바다거북이 헤엄치는 모습

    나는 가오리를 봤는데 가오리는 영상도 없어 아쉽다.

    잠시후 가이드가 어딘가 가리키는 방향을 봤는데 처음으로 딱딱한 산호 대신 흔들리는 산호를 보았고 자연스럽게 니모가 떠올랐다. 드디어 니모를?!

    말미잘 사이의 흰동가리

    집에서 키우는 니모와는 다르지만 니모가 있었다!

    꽤 큰 2마리가 사진의 산호 주변에서 헤엄치고 있었는데 내가 니모를 좋아해서 그런지 유독 다른 물고기들과는 다르게 눈에 잘 들어왔다. 니모는 너무 귀엽다.

    아쉬웠던게 스노클링으로는 저렇게 가까이서는 못 보고 가까이서 보려면 다이빙을 해야하는데 할 줄 모른것이 참 아쉬웠다.

    그렇게 첫번째 스팟에서 총 30-40 분 정도 스노클링을 하고 배로 복귀했다.

    생각보다 스노클링 시간이 충분했고 가이드가 너무 열심히 사진 및 영상을 찍어줘서 어느새 미팅때 있었던 일은 싹 잊히고 가족 모두 만족하는 첫번째 스팟이었다!

    첫 번째 포인트를 마치고 배 위에 앉은 가족

  • strongorange 블로그 일주일 회고

    블로그를 열고 일주일 정도가 지났다.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는 시간도 없는데 괜히 또 일을 벌이나.
    이거 제대로 할 수는 있을까? 글도 잘 못 쓰는데 블로그를? 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평소에 글을 한번 잘 써보고 싶다는 생각. 결혼 후 새로운 삶의 재미가 된 어항에 대해서 글로도 생각을 남겨보고 싶다는 이유. 그리고 계속 생각만 하다가 아무것도 못한 시간들이 너무 아까워서 일단 시작부터 했다.

    다행히 1주일간 블로그를 운영하며, 취미를 하나 시작한 것처럼 그 과정 자체도 재밌게 즐기고 있다.

    다만 생각보다 예상치 못한 포인트에서 고민거리가 생겼다.

    생각보다 글을 쓰고 수정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Yoast SEO 플러그인의 체크리스트
    글을 쓰고 SEO를 신경쓰게 될 줄이야.

    가장 의외였던 건 초안을 쓰는 것보다 초안을 교정하고 수정하는 것이 더 오래 걸렸다는 점이다. 사실 초안 작성 후 간단한 첨삭 정도 받으면 끝날 줄 알았다.

    글을 완성한 후 막상 올리려고 하니 제목은 너무 딱딱하지 않은지, 슬러그는 이상하지 않은지, Yoast SEO 플러그인이 제안하는 대로 작성이 되었는지 등등…

    그래도 이 과정이 싫지는 않았다. 내가 쓰는 공간을 조금씩 만지는 느낌이 있어서, 귀찮은데 묘하게 재미있다. 쓰다 보니 더 잘해 보고 싶은 욕심도 나서, 틈틈이 예전에 읽었던 글쓰기에 관한 책들을 꺼내보고 출퇴근 시간에 틈틈이 읽어보고 있다.

    너무 힘을 주진 않기로 했다

    캔바에서 만든 영상, 유튜브 영상 썸네일
    대학생 때 이후로 처음 사용해 본 Canva. 영상 편집은 안 되었던 것 같은데 이젠 영상 편집도 된다.

    아주 가볍게 운영한다고 했지만 벌써 영어 버전 글, 이미지 최적화 툴, 초안 작성 툴, 첨삭 툴까지 만들어서 가다듬으며 사용하고 있다.

    해본 적도 없는 영상 편집도 해보고(해봐야 컷 편집하고 음악 넣기), 유튜브에도 올려보고, Threads 계정도 만들어서 블로그 글 링크도 걸고, 벌써 뭔가 많은 걸 하고 있다.

    이렇게 초반에 힘을 주다가 가면 갈수록 힘이 빠져서 망한 프로젝트가 한두 개가 아니라, 너무 과해진다 싶을 때는 내 어항 관련 글쓰기라는 목적을 좀 생각하며 이런 식으로 주에 한 번 방향을 잡아보면 좋을 것 같다.

    방문자가 아예 없을 줄 알았는데

    구글 애널리틱스 화면, 쓰는 도중 실시간 방문자 1명이 생겼다.
    구글 애널리틱스. 생각보다 방문자가 있었다. 글 쓰는 중에 실시간 방문자가 생겼다. 감사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가족, 지인들 빼고는 방문자 수가 아예 없을 줄 알았는데, 신기하게 검색을 통해서 하루에 한 명 정도 들어온다.

    특히 재밌었던 건 영어로도 글을 올리다 보니 미국, 폴란드, 캐나다 등에서도 사람들이 왔었다. Thank you!

    하지만 해킹 시도는 더 많았다.

    실제 방문자보다 악성 방문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최근에는 공격이 막히니까 다른 타깃으로 넘어갔는지 빈도가 줄어들긴 했는데 아직도 브루트포스 공격은 계속 들어온다.

    그런데 사실 이것마저 재밌다. 사람이 아닐지라도 누군가는 이곳을 찾아주긴 하는구나!

    다음 주에는

    다음 주에는 어항 사진도 조금 정리하고, 셀리퍼트 글도 마무리하고, 어항 생물들에 대한 기록도 하나씩 꺼내볼 생각이다.

    환수중 토치 뒤로 숨어서 가만히 있는 니모.
    마무리로는 환수할때 토치 뒤로 숨은 귀여운 니모